난파된 배 위의 두 사람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힘차게 노를 젓고 있는데
새어나오는 물줄기
어쩌지를 못하고
두 발이 젖어 오고 있는데
모른 척 눈을 감은 두 사람
눈앞을 스치는 작은 배
멍하니 바라보면서
앞으로 앞으로
왜 가라앉는지
왜 자꾸 제자리인지
왜 지치기만 하는지
무언가 빛나는
저곳에 닿을 때까지
앞으로 앞으로
난파된 배 위의 두 사람
고상한 웃음을 짓고서
힘차게 노를 젓고 있는데
앞으로 향해가는 건
식어가는 마음뿐
왜 가라앉는지
왜 자꾸 제자리인지
왜 지치기만 하는지
간절한 기대로
다시 낡은 노를 잡고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