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그렇게 기억을 지우고
깨닫지도 못하게 바람처럼 간다
슬픔은 그렇게 눈물로 떨어지다
현실의 차가움에 흉터를 남긴다
날 둘러싼 모든 것들은
스쳐가는 향기처럼
아주 조금씩 잊혀져
떠올릴 수 없겠지
살다가 단 한 번이라도
스쳐지나온 그 모든 것들을
소중히 간직하려 했지만
그렇게 지나간다
행복은 그렇게 작은 기쁨으로
나를 밝게 비추다
이내 사라진다
날 둘러싼 모든 이들은
봄날의 벚꽃처럼 아주
조금씩 흩날려 잊혀져 버리겠지
살다가 단 한 번이라도
스쳐지나온 그 모든 이들을
아름답게 기억하려 했지만
그렇게 지나간다
모두들 그렇게 지나간다
영원이라는 부질없는 말로
함께라는 약속을 뒤로 한채
그렇게 흔적없이
그렇게 지나간다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