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빛 커튼 사이로
내겐 항상 늦는 아침이 찾아와
잠시 흐릿흐릿 했던
어제밤 기억은 잔인하게 떠오르게 하면
이젠 혼자가 된건가
같은 하루지만 다른 오늘 앞에
숨죽이고 있던 슬픔이 깨어나
나를 감싸네
밤새워 내린 눈이 생각나
창밖을 내려다 보니
세상은 내 맘과 너무도 다르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와
사박사박 소복소복
소복소복 수북수북
하얗게 쌓인 눈길은
그애와 함께 쓰던 이어폰을 꼽고
나 혼자 걷네...
밤새워 내린 눈이 하얗게
온세상 덮어 버리고
가끔씩 함께한 발자국 놀이를
이제는 나 혼자서만 하는데
사박사박 소복소복
소복소복 수북수북
그애의 손길이 남은
그 코트옆 주머니엔 내 손하나 넣고
난 혼자 걷네
그 길도 그 음악도 변한건 없는데
나 혼자 걷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