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풀잎처럼 부르리
다만 천일이 주어진 이
홀연히 사라져 부서질 듯한
기도는 이어지리
거기 허락된 이 있으니
다만 잠시 헤질 뿐이니
천일의 인연이 미처
흘러가기 전에 담아내리
천년이 영겁이 긴 시간이
연을 끊는 때에
지상에 홀로 남아서
흩어져 갈 이 몸
그대 끝없이 날 부르고
내가 맴돌던 날
전부 끊어내진 못하는 이 마음
이 내 입술은 말라가고
그대 입술은 색을 잃어
눈물로 비수를 꽂아
아파도 그 날에 나 보내리
천년이 영겁이 긴 시간이
연을 끊는 때에
지상에 홀로 남아서
흩어져 갈 이 몸
그대 끝없이 날 부르고
내가 맴돌던 일 모두
끊어내진 못하리
천번의 영원이 다 지나면
그제사 온다며
낮밤을 속삭인대도
허튼 꿈이려나
그저 애달피 나 부르고
여기 맴돌리니
부디 그 날이 오기 전에라도
혹여 그때 나를
기억한대도 다 잊게
천년이 영겁이 긴 시간이
맺어줬던 인연
봄날이 지나는 날에 마지막이려니
지는 꽃처럼 아름다운
안녕을 고하리
다만 여기 홀로 남아서
그때 이 내 몸은
바람처럼 그대를 담으리
지는 달과 수풀에도
그댈 자아내고
행여 이곳을 기억할까
우려하는 마음에
홀로 천 년을 사모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