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철진 동무에게

정태춘, 박은옥
앨범 :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작사 : 정태춘
작곡 : 정태춘
영화는 끝나고
내 핸드폰엔 콜이 하나
네가 거기 꿈의 궁전
마루 바닥에 쓰러진 뒤 음
나는 극장 지하 주차장에서
나의 딸과 나의 아내
승용차에 태우고 집으로
집으로 오 그리곤
내 방 오디오로
아주 오랫만에 슬픈
오 슬픈 그리스의 노래를 음
마리아 파란도리는 애절하게
그의 조국의 비극을 노래하고
너의 주검이
다시 내 눈앞에 빙빙 돌고
그날 오후엔
올림픽 공원 펜싱 경기장
전교조 합법화 기념대회
넓은 마루 높은 무대
그 수 백 명의 풍물 소리
오 끝도 없이 입장하는
전국 지회 지부 깃발들과
열광하는 박수 함성
승리의 노래가 오
일만 여 젊은 교육
노동자들의 뜨거운
뜨거운 노래를 들으며
나는 무대 뒤에서
하염없이 울고
한 여교사가 그의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천천히 음향석
콘솔 앞을 지나가고
<간주중>
마지막 날 동해 가던
그 승용차 뒷좌석
예쁜 화이 뺨 위의
눈물 자욱을
백미러로도 못 보고 음
뿐만 아니라 여기
남한에서 내가 보았던
너무나 목메여 뜨거운
그 많은 눈물들도 음
행사 끝난 공원에선
교사들이 밀려나오고
그 북적대는 인파 속에
네 뒷모습이
지방 대절 버스에 올라타는
도종환 시인의 뒷주머니에
깊이 꽂혀 펄럭이는 종이 깃발
그 너머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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