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밴드의 캐럴송

He Cabinet Singalongs
그래, 구두는 춤을 추고
사람들 속을 걸어가다
문득 쓸쓸한 기분이 들었죠
거리엔 많은 사람들 틈
혼자 전단을 나눠주는
산타복장의 백화점 직원
우연히 들른 식당 한 켠
혼자 식사를 하고 있는
어느 나라의 외국인 남자
마치 수염을 길렀지만
왠지 쓸쓸해 보이는 건
텅빈 식탁들 때문인가요
이런 날 아침이면 아이들은
뭔가 일어날 듯한 기대감에
온종일 시내를 쏘다니죠
그러다 밤이 되면 어둑해진
한적한 공터에 모여앉아
서로의 캐롤을 불러보죠
지난 겨울의 여행
집 앞에 내린 눈들
눈길 위에 닭을 쏘듯
닭장 들어보고
저녁 식탁의 팥죽
모닥불같은 김밥
어디선가 밤을 보낼
친구들을 위한 노래
이른 아침의 사람들 틈
어느 밴드의 캐롤송은
어린 시절의 새벽송처럼
뽀얀 도시의 세월속에
애써 지웠던 기억들은
다시 편안한 박자를 찾죠
이런 날 아이들은 하루종일
하얀 눈이 올 듯한 기대감에
온종일 하늘을 바라보죠
시간은 머리 위로
겨울냄새나는 외투 위로
겨울철새처럼
아쉬운 한 해를 노래하죠
이런 날 아이들은 하루종일
하얀 눈이 올 듯한 기대감에
온종일 하늘을 바라보죠
시간은 머리 위로
겨울냄새나는 외투 위로
겨울철새처럼
아쉬운 한 해를 노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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