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 옛터에 가을 달만 소슬한데
처량하게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는
이끼 푸른 주춧돌의 숨은 이야기련가
아~ 나는 가리로다 끝없이 하염없이
이 발 길 닿는대로
괴로운 이 내 심사 풀릴 길 없어
산 넘고 물을 건너 정처없이 떠나노라
옛터야 잘 있거라>
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서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 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왔노라
~ 간 주 중 ~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서 잠 못 이뤄
구슬픈 벌레 소리에 말없이 눈물 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