微熱 (미열)

플라스틱 피플
잠에서 깨
밤새 자라난
머리칼을 빗어내
출렁이던 맘을 잘라

눈이 내린
이른 봄의 축제
팔소매를 걷어내
술렁이는 태양의 거리에

막막한 표정을 닮아와
창틀에 턱을 기대어 십자가를 세
누군가도 나처럼 절룩이며
밤새 책상머리를 지키고 있을까?

믿어왔던 시간이 찾아와
묻어둔 상자 하나를 내게 내밀어
답을 구하지 않는 질문에
몸을 한껏 틀어
힘껏 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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