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리는 빗방울이
마치 내 눈물과 같아서
그냥 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 술잔 앞에서
흘린 눈물만큼 텅빈
내 맘을 술로 채우며
끝나버린 내 사랑
그 슬픈 영혼에게 건배를
새로 시작하는 너의
그 사랑에게 축배를
술에 취해서 이제 모두 하얗게
지워져 버리면 좋겠어
너의 이름도 너의 숨결도
원래 없었던 것처럼
나 취해 갈수록 자꾸 생각 나
더욱 선명해져만 가는데
술에 취해서 이제 모두 하얗게
지워져 버리면 좋겠어
너의 이름도 너의 숨결도
없었던 것처럼
텅 빈 내방에 남은 너의 흔적들
사라져 버리면 좋겠어
너의 선물과 너의 사진이
나를 반기는 게 싫어
이제 집에 가야해
아무 생각없이
쓰러져 잠이 들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