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

손병휘
우리가 산다는 건
장작불 같은 거야
먼저 불탄 토막은 불씨가 되고
빨리 불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늦게 붙은 놈은 마른 놈 곁에
젖은 놈은 나중에 던져져
마침내 활활 타는
장작불 같은 거야
우리가 산다는 건
장작불 같은 거야
장작 몇 개로는
불꽃을 만들지 못해
여러 놈이 엉켜 붙지 않으면
절대 불꽃을 피우지 못해
몸을 맞대어야 세게 타오르지
마침내 활활 타올라
쇳덩이를 녹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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