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새를 본다 (From [노동의 새벽])

한대수
앨범 : The Box
작사 : 박노해
작곡 : 한대수
편곡 : 한대수
겨울새를 본다
흐린 중랑천에서
청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흰죽지
바람은 뺨을 얼리고
강변로를 질주하는 차들은
언 귓청을 울리는데
고맙다 이 거품 흐르는 강물 위에
시린 발 저으며 찾아온 그대
고맙다 이 거품 흐르는 강물 위에
시린 발 저으며 찾아온 그대
누군들 제가 나고 자라난 땅에
맑은 강이나 호수쯤은 살고 싶지 않으랴만
이 낯선 이국의 하늘아래 흐르는
탁한 중랑천에 내려앉아
한 철을 살아주는 그대
고맙다 이 거품 흐르는 강물 위에
시린 발 저으며 찾아온 그대
고맙다 이 거품 흐르는 강물 위에
시린 발 저으며 찾아온 그대
고된 날갯짓을 하며
머리 위를 나는 겨울새
다들 상류만을 찾아 나서며
필사적으로 날아 오르는 이 땅에서
낮고 검은 중랑천에 내려 앉아
저 먼 대륙의 하늘을 날며
깃털에 품어온 시린 공기를 전해주는
그대 고맙다
고맙다 이 거품 흐르는 강물 위에
시린 발 저으며 찾아온 그대
고맙다 이 거품 흐르는 강물 위에
시린 발 저으며 찾아온 그대
흐린 중란천에서
깨끗한 몸들이 쏟아낸 오염들
제 몸 가득 젖어 담으며
기꺼이 낡아져 가는 그대
겨울새
작은 지구위에서 떠밀리는
우리들 노동과 평화의 꿈
겨울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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