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꿈 속에 울면서 내 곁을 스쳐 날아간 것이 그대가 아니요?

살 (Sal)
앨범 : 스물 하나, 바람같은 목마름
갈 숲 사이로 절로 생긴 길을 비틀거리며 더듬어 왔네
한밤의 둘레엔 점 찍힌 별들의 작은 몸짓도 저물어 가는데
이 밤을 건너면 밤의 저편엔 푸른 옷소매의 그대가 있고
진홍색 비가 오는 강물 속으론 숨가쁘게 춤추며 돌아가는 도시가 흐르고
나를 허물어도 나를 세워도 허망하게 가만히만 있는 그대여
영혼의 밤 풍경에 깃든 향기는
여전히 내겐 낯설은 자유
하늘가 어디서 와 줄지도 모를
오히려 멀리서 향기로운 그대는 다가오는지
멀어져 가는지 내 곁에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여윈 나의 백골에 언젠가는 뿌리를 내릴
저 사라쌍수 위로 꽃비가 내리던
지난밤 꿈속에 울면서 내 곁을 스쳐 날아간 것이 정녕 그대가 아니오
라디오도 없이 걸었네 하지만 그다지 적막하진 않았어
어두움에 익숙해진 내 눈엔
어릴적 꿈 꾸었던 일각수도 보이고 새벽 하늘은 차가운 한숨을 내 이마에 불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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