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너머 작은 마을 바람 부는 곳
휘파람 불며 소몰이를 가는 나는 조그마한 소년
저녁이 되면 찬거리를 만드시는 나의 어머니의 바쁜두손
몸이 많이 아파 누워 있는 나의 누이
두손엔 책 대신에
슬픔에 가득 고인 하얀 손수건이 달토록
꽉 쥐어 가며 고통을 몸으로 삭히며 견뎌
고즈넉히 떠오르는 달은
한층 이내맘을 대변하듯 구름속에 사라지네
때는 이른 4월 저녁 쌀쌀한 공기
인적없는 나의 마을
무인도와 같이 풀한포기 자라지 못한 나의 마음 과도 같은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려 몸부림 쳐보지만
어쩔수 없이 수긍하며 살아갈수밖에 없는
그래서 한숨만 내숴보네
몸이 많이 아픈 우리 누이 생각에 잠오지 않아
돌아 갈곳 없이 떠돌며 홀로서는 바람이 되어
그리울땐 날 불러
그리울땐 널 불러
불러도 대답 없는
바람이 되어
쓰디쓴 상처를
난 잊고 10년이 가면
다시 10년을 기대 (바람이 되어)
어느날 누군가 매마른 나의 맘을 움직인다면
그때 나지막히 당신이 아는 이름 불러나 주오
눈을 감으면 보일 듯 그대 모습
나즈막하게 나의 이름 부르오
나 언제가는 변한다고 하여도
10년이 가도 다음 10년 뒤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