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어떤날
도시의 희뿌연 아침 열리고
가로수 긴팔 벌려 하품할 때
그대의 머리 위에 야속한 괘종시계
소리높여 노래를 부르고
저만치 달아나는
시간의 꼬릴 잡으려
허둥대는 아침의 뒷모습

하늘엔 낯익은 구름의 행진
길게 누운 강물의 꿈틀거리는 몸짓
부서지는 햇살과 스쳐가는 바람에
나의 몸은 한없이 나른해져
물결치듯 숨가쁜 자동차와 사람들
머리 위엔 한없이 높은 하늘

아쉬운 저녁해가 먼 산을 넘을때
고개숙인 가로등 하나 둘씩 눈 비비고
좁은 가슴 가득히 밀려오는 외로움
이렇게 하루가 저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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