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끝에서

솔지
흰 바람이 두 볼에 스쳐갈 때
떠오르는 계절을 닮았던 사람
흩날리는 나뭇잎이 쌓이는 거리
내 손끝을 감싸 쥐던 한 사람

유난히도 차갑던 나의 가슴에
적당한 온기를 불어주었던 날들이
여지껏 나 버텨낸 걸음 걸음이 되어
용기를 내 살아갈 수 있었어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 맘을 간직하는 건
시간에 기대어 나를 달래는 일
문득 혼자 깨어날 때 떠오른 하나의 이름
그리움이 허전하게 나를 감싸오는 너라는 날들

스쳐 들은 노래가 귓가에 남아
그렇게 한참 동안을 불러보았나 봐
아직 고갤 돌리면 날 바라보고 있을까
숨죽여 흐르는 눈물이 아팠어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 맘을 간직하는 건
시간에 기대어 나를 달래는 일
문득 혼자 깨어날 때 떠오른 하나의 이름
그리움이 허전하게 나를 감싸오는 너라는 날들

계절이 더해갈수록 더 선명한
기억 속에서

긴 시간을 내 가슴에 머물러있던 한 사람
여전히 난 아직 힘들어도 사랑해
혹시 내가 생각나면 여기 있는 날 찾아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웃으며 나의 손을 꼭 잡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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