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고향

곽성삼
1.멀고 먼 옛날 아주 먼 옛날 울할배 생전에 일
군 땅
풍년이 오면 논뚝길 따라 날나리 소리에 흥겹고
울아배 어릴때 아주 어릴때 작은 목동이 되어서
삘릴리 삘릴리 호드기 불며 들길 밭이랑 누비고
훠이 훠이 훨훨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 손짓에
노루목 사이 곱게 익어간 탱자 열매 정겹다던
어허야 어허야 잃어버린 먼 고향이여
울할배 가슴 헤집고 돌던 바람만 오갈 수 있으리

2.두고온 고향땅 그리워 하며 눈물 지으시던 울할

새 구름 넘나드는 무심한 하늘을 그예 바람되어
가시고
울아배 열다섯에 울타리 사이로 감자 건네주던 순
이와
둥덩산으로 봄나들이에 개개비우는 갈대숲 추억의
가깝고도 먼 먼곳이여 얼굴없는 핏줄들이여
철들어 바램을 노래한다오 그 고향을 언젠가 가
어허야 어허야 울아배 숨결 어린 집에서
호드기 불며 대이은 한을 태울 아궁이에 불을 지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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