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늦은 아침 눈뜬다
부시시했던 아침은
어지럽혀있는
아직 잠깨지 못한 꿈들과
아직 잠깨지 못한 껍데기뿐인 그애
그리움과 슬픔은 항상
이른 아침까지 헤매이다 또
하얀 얼굴과 핼쓱해지고
거칠한 살갗에 로션을 발라주는
그는 아침의 영혼을 위하여
음악을 튼다
너는 이른아침 들어와
부시시한 두뺨을 입맞춤해주고는
밤새 켜있던 티비를 끄고
밤새 어지럽혀진 술병들을 치우고
그리움과 슬픔속을 빠져드는
쇼파위에 앉아있다가
햇살비추며 쓰러져버린다
구겨진 종이처럼 허물어버린채
너는 그와의 권태를 잊으려
긴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