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의 끝에
여린 새순처럼
어둔 맘의 끝에
시린 별이 다시 떠올라
오랜 은행나무 아래서
마주한 그대
곁에 머문 순간
푸른 초봄 같았던
따스한 온기
둘만의 비밀스런 나날
아직 북촌에
남아 이렇게
여전히 홀로 남겨진 채로
처마 위 멈춰진 이 시간
견딜 수 없는 밤
오랜 은행나무 아래서
선물한 열매
고백 같은 순간
우리 두 손 맞잡던
사랑은 이제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 북촌에
남아 이렇게
여전히 홀로 남겨진 채로
담장 위 멈춰진 이 기억
견딜 수 없는 난
혹시나 그대 날 잊었나 그럼 난 어쩌나
별이 지는 것 같아
비록 사랑이 못 이뤄 진대도
잊지 않을게 그대 모든 날
나만 이렇게
영원히 홀로 남겨진 채로
운명 위 져버린 그 인연
여기에 잠들죠
북촌에 봄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