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뻐 보였다

한동근
널 이렇게 보낸다 나는
널 부를 용기조차 없다
사랑에 지친 널
잡을 수가 없던 나는
돌아서는 네 뒷모습만 봤다

날 뿌리치던 너의 손은
사랑했던 우리를 지웠고
소리치며 그만하자는 너의 모습들은
나의 미련도 가져가 버렸다

내가 사랑했던 날과
내가 사랑했던 너는
지워졌다 남김없이 다
없던 일인 것처럼

내가 알던 네 표정엔
사랑했던 우린 더는 없다
마치 없던 일처럼
우리는 그랬다

참 많은 시간이 흘렀고
우연히 널 마주치게 됐다
그 자리엔
예전의 우리와 닮아 있는
내가 아닌 사람이 서 있었다

내가 사랑했던 날과
내가 사랑했던 너는
지워졌다 남김없이 다
없던 일인 것처럼

내가 알던 네 표정엔
사랑했던 우린 더는 없다
마치 없던 일처럼
우리는 그랬다

내가 아닌 사람과
행복해하는 네가
조금은 불행해졌으면 했다

내가 사랑했던 날과
내가 사랑했던 너는

아직 사랑하는 너를
끝내 잊지 못한 너를
보고 싶다 돌리고 싶다
행복했던 그때로

나만 알던 네 표정을
다른 사람에게 짓는 네가
너무 예뻐 보였다
아직도 나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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