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당

슬기둥
1.
엄마가 수놓은 검은 꽃버선 머뜩한 내 코가 버선코되어
어느날 낯설은 남자가 와서 머뜩한 꽃버선 밟아 버리고
나는 꽃버선 보고 울어 버렸죠

2.
엄마가 줄을 탈 때 난 무등 타고 덧버선
쳐다보다 미끄러지고
손님들 하하하 웃어대지만 엄마는 나를 안고 노래했지요
나는 꽃버선 보고 울어 버렸죠

3.
꽃버선은 삭아서 누더기 되고
엄마는 내 머리 곱게 빗기고
어느날 나도 몰래 떠나 버렸죠
엄마는 꽃버선 꼬옥 봇안고
엄마 없는 나를 보고 울어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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