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어지기도 전에 떨어진

박완규
갈망하는 노을처럼
한 줌의 재가 되어 고운
홍조 오르기도 전에 떨어져
그 자리 그대로 멈춰서 있어
잡아 보지 못한 채로 애원하고 있어
용기 없는 사랑 이제
나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겠지만
이 계절이 원망스러워
이별을 건네 준
내 몸에 번져 가는 너의 미소가
하루의 모든 것일 때가 있었어
뭐로 남아 있을까
이 공간의 낱말들은
쓰라린 옛 기억을
찾아 헤매고 있어
너는 돌아보지마
계절은 또 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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