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의 하루

이원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우두커니 앉아있기만 했는데
너는 그냥 날 쳐다보고
잘 가라는 손짓만 하는거야
도대체 이유가 뭔지 몰라서
내가 먼저 말을 꺼내려 했더니
너는 그냥 휙 돌아서서 바쁜듯이
발걸음을 옮기는거야
가로수에 기대서서 담배 한 개 꺼내물고
갑자기 한심새진 내 모습이 화가 나서
얼마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지도 못 느끼고
오늘도 내 갈 곳은 외상술집밖엔 없어
맛도 없는 소주잔을 한 잔 두 잔 비우고
멍하지 천장만 바라보니
이제는 지겨워 여자들은 내 맘을 모르나봐
알아주는 내 친구는 씁쓸한 소주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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