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그 날을 아직 기억하고 있어
초록빛 여름 날은 가고 없어도
여전히 그댄 내 맘에 남아 이렇게 맴돌아

그대를 아직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그만 놓아주고 싶어서
이 차가운 계절이 지나고 나면
그때는 내가 떠나 갈게요

오후가 길어진 어느 날이면
아마 난 그대를 다시 생각하겠죠
하루가 바쁘게 저물어 가면
그대를 잊은 듯 잠이 들겠죠

한 번을 우린 마주치지 않죠
어쩌다 스쳐 지난 것만 같아서
낙엽이 쌓이던 그 거리 그날엔
남몰래 뒤돌아봤어요

오후가 길어진 어느 날이면
아마 난 그대가 몹시 보고 싶겠죠
하루를 바쁘게 또 보내고 나면
그대를 지운 듯 잠이 들겠죠

첫 눈이 하얗게 내리는 날이면
그리움도 이 거리에 다시 쌓이겠지

끝이란 걸 다 알고 있지만
조금은 천천히 그댈 보내고 싶어서
가끔은 내 꿈속에서 그대 품에 있는 듯
이별을 잊은 듯 우리 함께 있는 듯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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