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박성온
건너마을 큰애기 아니냐
혼자서 어딜 가느냐
봇짐에 담긴 꿈을
알 것 같구나
더는 묻지 않으마
어야디야 어야디야
노를 저어라
이 강을 건너야 한다
홀로 계신 아버지
더 늙기 전에
언젠가 돌아오거라

어야디어 어기야디어
이 강을 건너야 한다

재너머 아지매 아이요
추운 날에 어딜 갑니까
따님이 손주를 낳았다더니
그 몸으로 돌보러 갑니까
어야디야 어야디야
노를 저어라
이 강을 건너야 한다
손주 얼굴 눈에다
가득 담고서
허리를 쭉 펴고 오소
어야디야 어야디야
노를 저어라
이 강을 건너야 한다
자욱한 안개속 저편 세상에
이 배는 닿아야 한다
이 강을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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