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다 (후궁

서영은
넌 웃고 있었다
나의 곁에서
햇살처럼 빛났다
난 굳게 믿었다
너와 함께 한 봄날이
날 영원히 꽃 피워 줄 거라
꽃이 진다
바람결에 흩어져 간다
피처럼 붉은 열매를 맺고
시든 꽃은 떨어져 간다
사랑했다
미치도록 사랑했었다
하지만 널 지운다
모두 버린다
내 가슴 가득히 멍이 들어도
끝내 너를
묻은 채 살아간다 영영
꽃이 진다
바람결에 흩어져 간다
피처럼 붉은 열매를 맺고
시든 꽃은 떨어져 간다
사랑했다
미치도록 사랑했었다
하지만 널 지운다
모두 버린다
찢겨져 버린 가슴도
밤새 흐른 눈물도
그렇게 굳어 간다
사랑했다
미치도록 사랑했었다
하지만 널 지운다
모두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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