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장필순
새벽은 이슬 가득 머금고
곤히 잠든 숲속을 깨우네
그 사이로 아침 햇살 껴들면
살아있는 생명의 기지개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해

어미 새 먹이 찾아 날고
늙은 나무 어린 새들 품고
솜 같은 푸른 이끼 위로
떨궈놓은 도토리 한주먹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해

오솔길 만들던 사슴도
땀 흘리며 집 짓던 개미도
솔바람에 구르던 나뭇잎도
얼굴 내민 돌들도 숨 쉬네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해

금빛 노을 밤을 위해 머물다
어느샌가 반딧불 켜지고
꿀같은 쉼을 베고 누우면
살아있는 생명의 긴 하품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해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해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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