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댈 만나러 가는 날
눈이 많이 내린 터미널
운행을 멈춘 시내버스
먼 길을 꺼리는 토박이 택시의
손에 돈을 더 쥐여주고
가자 하며 멀리 도착한
그곳에 아직 남아있던 당신의
시간에 져버린 주름에
옛날 생각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었던 그곳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
옛날 생각나요
얇은 벽 한 칸을 사이에 두고
등을 마주기대 앉아서
밤을 새워가며 얘기한
오해야 그 때 멀어졌던 일들은
애써 변명하긴 그랬던
사소한 유혹들
다 자란줄 알았지만 상처받기 싫어서
언젠가는 가야할 길 돌아온
그곳에 아직 남아있던 당신의
시간에 져버린 주름에
옛날 생각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었던 그곳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
옛날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