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가게 아가씨

송창식
담배 가게 아가씨 / 송창식

우리 동네 담배 가게에는
아가씨가 예쁘다네
짧은 머리 곱게 빗은 것이
정말 예쁘다네
온 동네 청년들이
너도나도 기웃기웃기웃
그러나 그 아가씨는 새침떼기
앞집의 꼴뚜기 녀석은
딱지를 맞았다네
만화가게 용팔이 그 녀석도
딱지를 맞았다네
그렇다면 동네에선
오직 하나 나만 남았는데
오~ 기대 하시라 개봉박두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담배 하나 사러 가서
가지고 간 장미 한 송이를
살짝 건네어 주고
그 아가씨가 놀랄 적에
눈싸움 한판을 벌린다
아라라라
오∼그 아가씨 웃었어
하루종일 가슴 설레이며
퇴근시간 기다렸지
오랫만에 말끔히 차려 입고
그 아가씨 기다렸지
점잖게 다가서며
미소 띄고 인사를 했지
그러나 그 아가씨는 콧방귀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나면
대장부가 아니지
그 아가씨 발걸음 소리 맞춰
뒤따라 걸어 간다
틀려서는 안 되지
번호 붙여 하나 두울 셋
오오 위대 할 손 나의 끈기
바로 그때 이것 참 야단 났네
골목길 어귀에서
아랫동네 불량배들에게
그 아가씨 포위 됐네
옳다구나 이 때다
백마의 기사가 나가신다
아자자자자자자
아∼ 하늘 빛이 노랗다

우리 동네 담배 가게에는
아가씨가 예쁘다네
이제는 그 전 보다도
백배는 예쁘다네
나를 보면 웃어 주는
아가씨 나는 정말 사랑 해
아라라라라라라
오∼나는 지금
담배 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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