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류수정
하늘에 꽃잎이 흐드러져 내리네
가련한 어린 아이처럼
그 모습 따라서 흩어지고 싶어도
여전히 난 항상 그 자리에
길 잃은 빛들이 모여드는 길목에
새들과 나비가 날으고
공중에 유유히 울린 휘파람 소리
비워진 내 마음에 머무네
끝없이 펼쳐진 삶의 선택의 길에
주어진 운명의 모양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디뎌보네
끝없이 펼쳐진 삶의 선택의 길에
주어진 운명의 모양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디뎌보네
쏟아져 내린 밤하늘에
별들을 바라다보면
쉼없이 바람에
허공을 떠도는 한줌의 잿가루
힘없이 일생에 부딪혀
가엾은 영혼의 신기루
모두 사라질 듯
푸른 빛 춤을 추네 영원히
여전히 걸어가
희미하게 보이는 그 길을
운명의 모양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디뎌보네
들꽃들을 따라서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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