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꿈 꿔

본킴 (BORN KIM)
취하고 싶은 날이면
마셔 도페니형
혼자는 아쉬워서
그냥 볼펜을 쥐어
할지도 몰라 후회를
내일 아침이면
삼키지 못해
끝내 토해내는 얘기들
하지만 말해야겠어 오늘은 꼭
후회를 하기엔 아직
시간이 이르거든
삶이 책이라면
나는 아마 서른 권 쯤
점찍은 적 없어
아무도 몰라 내 결말은
근데 너는 알아 너의 결말을
난 말야 남이 점치고 말해줘
나의 결말을
But I'm still alive
답은 거짓된 점괘들
왜 패를 미리 봐 다 재미없게들
내가 접고 싶으면 접을게
그게 언제든
근데 한잔하고 싶어서
잔을 건네며
내 꿈을 따라줄게
오늘 맛이 달거든
그럼 한잔 받아줄래
여름밤은 짧거든
모두 좋은 꿈꿔 모두 좋은 꿈꿔
우리 이 밤도
모두 좋은 꿈꿔 모두 좋은 꿈꿔
우리 이 밤도
어릴 적 난 신부님이 되려고
다녔어 혜화역 앞 예비 신학교
이성에 눈을 뜬 건
또래보다 늦은 편
이었지만 남달리 더
빨랐었던 첫 경험
그날은 고 2때 여름방학
처음 방문을 잠그고
써내려갔어 첫 가사
녹음했던 영어 테잎은
이제는 엿가락
처럼 늘어졌지만
기억이 나 그날의 감각
내 이름이 김경철에서 본으로
바뀌던 그날 밤 한국에서 호주로
흩어지는 온 가족 붙잡은
엄마의 작은 손이
지켜낸 한 지붕 네 가족
엄마의 꿈은
이 꿈에서 깨지 않는 거
아빠의 꿈은
다시 일을 시작하는 거
내 꿈은 알잖아
어쨌든 감사하는 건
한 이불 속에서
꿈을 꿀 수 있다는 거
모두 좋은 꿈꿔 모두 좋은 꿈꿔
우리 이 밤도
모두 좋은 꿈꿔 모두 좋은 꿈꿔
우리 이 밤도
내 꿈이 처음 현관문을 박차고
찾아갔던 신촌역 8번 출구
무작정 들어갔던
클럽 마스터플랜
떨리던 첫 오디션 쿵크쿵크쿵
heartbeat uh
겁 없이 내던진 첫 걸음은 어느덧
내 방의 달력과
함께 넘어 갔네 서른
총알보다 빠른 시간에
한방 맞은 것뿐
가슴이 뻥 뚫린 듯해도
요동치거든
벌써 문 두드려
한겨울의 서리가
입술에 달라붙은 담배에
불을 붙인 다음
연기를 머플러처럼 두르지
말*로 라이트
필터까지 타기 전에 마지막 잔
채워지지 않는 갈증
사람들은 모두 잘 될 거라는 말뿐
난 고쳐 매 신발 끈
이 곡이 끝나면 난
나아가야 하거든 한 걸음 더
모두 좋은 꿈꿔 모두 좋은 꿈꿔
우리 이 밤도
모두 좋은 꿈꿔 모두 좋은 꿈꿔
우리 이 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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