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상자 (With 이석훈)

조유리
처음 함께 했던 그 날 생각나죠
두 눈 속에 꿈만 가득 했었는데
유난히 떨린 날이던 그 밤
두 손 꼭 잡고서
따뜻한 위로로 날 감싸주던

몇 년이 지나고 찾아온 가을에
기억 속 그 곳을 잠깐 가볼까요
소중했던 마음 담아 몰래 묻어두고
우리가 약속한 그 말 꺼내 볼 수 있게

먼지를 툭 털고
상자를 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저 웃게 될 거예요

수많은 꿈과 우리
나누던 말들 둘이
밤새워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거예요

우리 함께했던 계절 끝자락은
그 누가 보아도 참 예뻤을 테죠
그 때가 가끔 떠올라 잠시 눈 감으면
마치 어제 일 같아 따뜻했던 가을

먼지를 툭 털고
상자를 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저 웃게 될 거예요

수많은 꿈과 우리
나누던 말들 둘이
밤새워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거예요

상자에 담긴 일기처럼
꾸준히 발걸음 따라 걷다 보면
언젠가 저 하늘처럼 우리는 빛날 거예요
변치 않은 믿음만
변치 않은 믿음만
간직하면 돼요

상자를 열면
잠깐 동안 그 날
그 가을 다시 느낄 수 있겠죠

꿈 같던 날들 우리
두 눈 꼭 감고 했던 약속
밤새워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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