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 하지마

박영미
어쩌다 너를 보면 자꾸 화가나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왠지
자꾸 짜증이 나는 것을 어떡해
너는 이해할 수 없다며 또
시작이라는 듯 바라보지만 널 원하지 않는
내 마음이 당분간 그리
쉽게 없어지진 않을거야
아무말 하지마 그저 예전처럼
조그만 기다리길 바래
시간이 가면 다시 너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테니 어떻게 할거냐고
다그치지마 내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걸
모든 사람들처럼
익숙해져 가는 것보다 또 다른걸 느끼고 싶어
너는 나를 바라보면서
얼마나 기다릴께 말을 하지만
딱히 너에게 뭐라 말할 수 없는게
내겐 너무 답답할 뿐이야
내게 뭔가 듣고 싶다면
다른 누굴 좋아한다기 보다
오 괜실히 니가 권태롭다는 걸
말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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