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한동근
몇 번을 연습해도
어색한 넥타이
긴장되는 맘으로
처음 출근하는 날
버스라도 놓칠까
뛰어가던 그 순간
왜 난 니가 생각났을까
하던 게 노력 밖에 없던 나를
말없이 기다리며
나보다 날 믿어주던 넌데
하는 일마다 왜 나만 안 되지
불안해하던
내게 웃으며 꼭 안아주던 너
그런 네게
자랑하고 싶은데
날 보고 기뻐했을 너인데
거봐 잘 될 거랬잖아
진심으로 축하해 울먹이며
나에게 달려와줄 것 같은데 넌
말해주고 싶은데
늦어서 미안하고 사랑해
어색한 이 옷차림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넌 어디에
그날의 너와 우린 어디에
풀리지 않던 내 자신이 미워
화를 내곤 했었어
넌 그걸 그냥 다 받아줬고
언젠가 이유없이 헤어지자
말을 했을 때
너는 나를 이해한다 했었지
이제라도
자랑하고 싶은데
날 보고 기뻐했을 너인데
거봐 잘 될 거랬잖아
진심으로 축하해 울먹이며
내 품에 달려와 안길 것만 같은데
저 창가에 비친
오늘의 내 모습을 보고 너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좀 더 빨랐더라면
조금 더 오늘이 빨랐다면
그때 니 손을 안 놓고
보란듯이 남들처럼
평범한 행복에 살고 있었을까
모두 내 잘못이야
기다려온 첫 출근이
생각보다는 행복하지 않아
어디도 날 축하해줄 니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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