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9와 숫자들
예쁜 꽃들이 굳세게 피어나도
나는요 기쁘지 않아

시들 날만 떠오르는데요
어리석은 난
꿈 꿀 일이 두려워
밤새 잠 못 들고도 해요

목이 쉬도록 온종일 지저귀는 새들의
아픈 노래도 더는 들어주지 않을래요
매정히도 난
놓칠 일이 두려워 그대 손도 못 잡아줬죠

길모퉁이엔 꽈리를 튼 괴로움이 나를 기다려
타박타박 스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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