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궁가 + 난감하네

김태연, 남상일
"그때여 남해용왕이 영덕전 새로 짓고
대연을 배설하여
삼해 용왕을 청래하여
주륙에 잠기어 수삼일 즐기더니
과음하신 탓이온지 우연 득병하야
용왕이 자탄을 허시는디"

괴이한 병을 얻어 남해수궁 높은 궁궐
벗 없이 누웠은들 어느 누가 날 살리리요

"이때 신령 나타나
토끼 간이 제약이라 일러주니
이 말들은 용왕 별주부에게 말하기를
토끼를 잡아 오너라 허니
이에 별주부 허는 말이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세상이 어디요 육지가 어디요
토끼가 누구요 어찌 생겼소
그놈에 간을 어찌 구한단 말이오
나나나나나나나나나 난감하네

돈 싫소 명예 싫소 벼슬도 싫소
세상에 나가긴 더욱더 싫소
어찌 저 험한 세상 간단 말이오
아이고 불쌍한 내 신세야
어허 난감하네

어찌혔든 이리하여 별주부 세상에 나오는디
정신없이 토끼를 찾아다닐 적에
어느 날 저 멀리
코는 오뚝 귀는 쫑긋 입은 방긋
아 저놈이 바로 토끼렷다
이에 별주부 허는 말이

아이고 토 선생 정말 반갑소
나는 용궁서 온 별주부이오
용왕님께서 큰 상 주신다 허니
자자자자자자자자자 용궁 갑시다

거리엔 산해진미 넘쳐나고
건물은 모두 황금으로 지었고
게다가 벼슬까지 하실 것이니
나와 용궁 가서 부귀영화 누립시다

이 말 들은 토끼 별주부에게 하는 말이
싫다 이놈아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남해용왕 우연 득병하여
아무리 약을 써도 백약이 무효라
난감하네 이에 별주부에게
토끼에 간을 구해오라 하니
난감하네 이 말 들은 별주부 허는 말이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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