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기

반광옥
12월 14일엔 친구와
처음으로 너의 얘길 했었나 봐
늘 부드럽던 목소리
햇살 가득하게 웃던 그 표정

너를 만나고 또 집에 돌아오면
그샐 못 참고 전활 바라보고 있었나 봐
빼곡히 적혀있어 나만 아는 우리 이야기

그날 일기는 너의 얘기로 다 물들었어
몇 장을 넘겨도 똑같아
어쩌면 너는 잊었겠지만
오랜 시간 지나도
꺼내어 아파하는 걸 보면
너무 좋은 꿈이었나 봐 내겐

9월 15일에 친구들과 함께
몰래 준비한 생일케잌을 건네주던 너
벅차오른 마음에 너를 꼭 껴안아 줬는데

그날 일기는 너의 얘기로 다 물들었어
몇 장을 넘겨도 똑같아
어쩌면 너는 잊었겠지만
오랜 시간 지나도
꺼내어 아파하는 걸 보면
너무 좋은 꿈이었나 봐 내겐

지나간 우리는 여기에 남겨져 있어
오래되고 멀어져도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게

오늘 일기는 내 눈물로 전부 물들어
몇 장을 찢어도 똑같아
이제는 나를 잊었겠지만
많은 시간 지나고
한 번쯤 내가 생각난다면
좋은 꿈이었길 바랄게 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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