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계절

혜화동소년
일을 그만두고 1년이 지났어
아직 놀고 있는 나
처음엔 3개월만 놀려고 했는데
평생 놀고만 싶어

봄은 맘이 싱숭생숭해서 쉬고
여름은 더워서 쉬고
가을은 쓸쓸해서
떠나가고 싶고
겨울은 겨울잠 자야지

밝을 때 출근해서 어두울 때
퇴근 그게 너무 싫었어
나무들처럼 낮에
광합성 하고 싶던
지금 난 나무가 됐어

봄은 맘이 싱숭생숭해서 쉬고
여름은 더워서 쉬고
가을은 쓸쓸해서
떠나가고 싶고
겨울은 겨울잠 자야지

평생 놀건 아니야
엄마의 잔소리가 싫은 것도

봄은 맘이 싱숭생숭해서 쉬고
여름은 더워서 쉬고
가을은 쓸쓸해서 떠나가고 싶고
겨울은 겨울잠 자야지

내년엔 달라질 거야
분명 좋은 날이 올 거야

그때를 위해 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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