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이

자메즈 (Ja Mezz)
2011 3 29 TUESDAY
또래보다 많이 늦은 나이 스물셋
아직 봄이 오지 않은 306보충대에
날 배웅하던 큰엄마와 친구
내 부모님 동생들은 여전히 중국에
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군대를 미뤘지만
이제야 말할 수 있는 건
I wasted my time getting wasted every night
단지 술로 이 시스템에 압박을 견디기엔 난 너무 어렸었기에
힘없이 서 있었지 그곳에
구대장의 sunglass를 통해
반사되는 짧은 머리를 한 대한민국 청년의
꿈이 무너지는 모습 군악대의 연주가 애도해
nobody`s gonna love you today
여친과 헤어지길 잘했어그녀도 그 어떤 여자도 날 기다려주진 못해
시계가 멈춘 듯해?

우리가 여기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다짐 했잖아 지금 가진 불씨를 절대 꺼뜨리지 말자고
좀만 참으면
다 할 수 있을 거야 다 네가 원하는 거 다
다 할 수 있을 거야 다 네가 원하는 거 다?

여친의 뽀뽀보단 hershey`s kiss
훈련병은 당뇨병
choco makes me go loco pavlov
개처럼 달려들고 종교도 바꿔
남자들은 그 맛을 알어 초코파이 하나
진짜 사나이라면 정을 나눠이등병 때는 선임들이 다 씻고 나면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찬물로 샤워 하는 건 일상
밥은 팔 들고 숟가락 하나로 먹어
표정 때문에 욕도 많이 먹고
싸가지 없단 말을 들어 웃어도
넘치는 성욕 땜에 첫 경험하는 꿈꾸고
몽정도 해 새벽에 몰래 갈아입어 속옷
그래 내 자신을 죽이기엔너무 젊은 게 문제
nobody`s gonna love you today
편지와 소포만이 날 위로해 자기 전 CDP 들으며 휴가 날만 손꼽네
시계가 멈춘 듯해?

우리가 여기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다짐 했잖아 지금 가진 불씨를 절대 꺼뜨리지 말자고
좀만 참으면
다 할 수 있을 거야 다 네가 원하는 거 다
다 할 수 있을 거야 다 네가 원하는 거 다?

심장이 뛰는 그 위치 옆에
달린 주머니 안엔 수첩과 볼펜
불침번 서며 내 열정을 깨워
내 열정의 온도를 파악해 LED 켜놓고 가사를 썼네
전역 후에 목표들을 나열
하다 보니 머리 위에 벽돌이 쌓여
깔깔이 전투화가 편해진 만큼
늘어나는 생각들은 밤마다 그 담을 넘어 탈영했지
나의 유일한 탈출구
준혁이가 엄마손 파이 박스 안쪽에 붙여 보내준 구운 CDs
game red album과 instrumentals and 쿡티비
교회 피아노와 후임 기타로
만든 노랠 따라 불러 동기들이 날 응원해
난 와있어 어느새
야간 행군 같이 안 끝나는 이 길의 끝에 근데
시계가 멈춘 듯해?

우리가 여기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다짐 했잖아 지금 가진 불씨를 절대 꺼뜨리지 말자고
좀만 참으면
다 할 수 있을 거야 다 네가 원하는 거 다
다 할 수 있을 거야 다 네가 원하는 거 다?

스물다섯 삽질로 굳은살 박인 손
눈썹에 상처 무좀 허리 통증 adios
나의 청춘 나의 꿈 하늘을 나는 pilot처럼
팔을 벌려도 땅에 있어 pt 8번
같은 날 입대했던 친구의 비트 위에
여전히 비행하고 있다는 건 좀 신기해
짧은 머리의 나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지만
넌 지금 내 얘기를 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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