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자정을 넘어

윌콕스
그대 이런 야심한 밤에 못 가죠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
달은 기울고 바람도 차요
실은 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미안 내가 너무 많이
떠들어서 그런가
우리 허기짐은 정적 틈에서
민망하기 만한 상황이 아니잖아
내가 얘기한 적 있나 모르겠는데
나 요리는 못해도
아껴온 사연은 있어
일단 배민 마법 주문을 외워
딱 감동받은 만큼
머물러 줄 수 있어
잠깐만
지금 이순간 남몰래
전부터 동경해왔었단 말을
한잔에 담아내 볼까
다 알겠지만
좋아 아니 사랑한다고
애타 죽겠다고 나 이렇게
그대 마음
복잡한 토핑 메뉴 같아
빠른 전개는 안 되잖아
우리 사이
거리가 좀 있다면
1회 용기가 필요해
물리서기는 좀 뭐해
물러 달라기에 더 뭐해
지금 허기짐보다도
허무한 감정이 더 해
빈속을 든든히 채워줘
따라따따따따따
지금 이순간 남몰래
전부터 동경해왔었단 말을
한잔에 담아내 볼까
다 알겠지만
좋아 아니 사랑한다고
애타 죽겠다고 나 이렇게
나만 혼자 썸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만 외딴 섬일까 봐
많이 걱정했잖아요
어제도 밤샜잖아
지금 이순간 남몰래
전부터 동경해왔었단 말을
한잔에 담아내 볼까
다 알겠지만
좋아 아니 사랑한다고
애타 죽겠다고 나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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