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향 - 03:53
나이를 안 먹는 사람이
어딨던가요
세상의 조금을 배우는
우리잖아요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늙어버릴까요
사람도 사랑도 웃음도
가득했는데
잠바에 모든 나의 손을
넣어두고서
따뜻해지길 기다렸었어.
한 달에 세네 번쯤은
노을을 보고서
색깔에 맞춰서 눈 붉혔어.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
기억하나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둘 중 하나
지우개로 빚은 술을 마시던가
밤을 걷던가
기억하나에서 삐져나오는
한숨을 아끼죠
왜냐하면 나는
숨이 너무 작은 가슴이니까
간만에 꽤 오랜 잠을
아껴둔 거라서
어울릴 꿈을 고르고 있어
인사해 안녕
고생한 나의 젊음이여
다리아플테니 앉아있어.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
난 돌아갈 기운은 없어서
멈춰 서봐요
꽃잎 개 수를 헤아리던
넌 어디쯤 가요
왜 그놈의 기억은 남아서
괴롭힐까요
왜 우리는 싫어도 시간에
쫒기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