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끝(부산밤도)

더필름
3월의 봄을 알리는
이른 벚꽃
하나 둘 피던 날
보냈었지
함께 따뜻한 날도
하지 못하고
추운 거리로
너를 보냈지 음음
말 없이 쳐다보던 너
끝을 알리는
장면 한 가운데
서 있었지
이렇게 너를
지금 떠나 보내면
난 영영 못 볼 것만 같았어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나
어떤 숨겨둔
에피소드도 없지
사람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들 일어나
나도 이 곳을 떠나야만
할 것도 같은데
4월이 시작되던 날
이른 봄비가 흩뿌려지던 날
떠올랐지
이 비가 너의
창문을 두드리면
내가 너를
부르는 거라는 약속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나
어떤 숨겨둔
에피소드도 없지
사람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들 일어나
나도 이 곳을 떠나야만
할 것도 같은데
봄이 오면 네가 생각나
정작 너와 보낸 기억은
하나도 없는데
이상하게 네 생각이
이 봄에 자꾸 나
너와의 계절은
그저 추운 날 뿐인데
봄이 오면 나를 찾아와
여름에도 내 생각을
멈추지 말아줘
추운 낙엽이 떨어질 때쯤엔
다시 돌아와
이 봄처럼 내게 푹 안겨줘
다음 계절엔 다시 만나
우리 함께 걷던
그 서래마을 카페 길도
네가 좋아하던 부산 밤도
같이 거닐자
너와 함께 모든 봄을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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