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맥주 (진한 맛)

옆집 남자
맥주 한 모금 간절한 여름 밤

김치냉장고에 쟁여둔 맥주
한잔해야겠네.

맥주 그녀의 집 근처 호프집
두툼한 노가리, 향긋한 맥주
그때 생각나네

한 잔을 비우고 나면 또 한 잔이
두 잔을 비우고 나면 또 어느새 네 생각이
거품처럼 부풀고, 울긋불긋 피어 오르네

맥주 바야흐로 맥주의 계절
자비롭고 은혜 넘치는 맥주
한잔해야겠네

맥주 한 잔 사달라는 네 말과
얼떨결에 고백한 사랑, 맥주
그때 생각나네

한 잔을 비우고 나면 또 한 잔을
채우고 비우며
떠올리는 한 사람 그리워도
거품처럼 사라진 울긋불긋한 청춘이네

한 잔을 비우고 나면 또 한 잔이
두 잔을 비우고 나면 또 어느새 네 생각이
거품처럼 부풀고, 울긋불긋 피어 오르네

한 잔을 비우고 나면 또 한 잔을
말없이 채워주던 너의 그 손길이
생각나서 지갑을 찾고
모자를 눌러쓰고 문을 나서네

딱 한 잔만 더 해야겠네

딱 한 잔만

바야흐로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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