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에 우린 거릴 걸었지
너는 간지럼을 타는 것 처럼 웃었어
좋은 시절이었지 맥주를 마시며
야구를 봤어 나는 트윈스 넌 베어스를
응원했어 좋은 시절이었지 밤이면
쓸데없는 얘길 나누고 웃다가 스르르 잠든 넌 천사 같았어
좋은 시절이었지 우린 몰랐어 하늘에 구름이 지나는 걸
해가 조금씩 바뀌는 걸
여름이 이제 끝나가는 걸
우린 몰랐어 기차가 떠나고 있다는 걸
시간이 너무 무섭다는 걸 우린
몰랐었지만 좋은 시절이었지 잠들기 전 너는 머릴 감았지
향긋한 복숭아 내음이 나는 좋았어 좋은 시절이었지 늦도록 이런저런
영활 보다가 영화 속 주인공 흉내를 내곤 했었어 좋은 시절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