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입술은 나를 감싸고
무거운 두 눈은 나를 안는다
온전한 햇살은 내겐 없어라
불안한 잔상은 끝내 꺼진다
차가운 이 밤은 밤새 야위어
그대의 빈잔을 채운다
목마른 내 사랑아
오 잊어줘요
난 이렇게 변변치 못해요
슬픈 사랑은 여기서 끝내요
덩그러니 놓여진 그대의 향기가
매일 같이 흩날려 목소릴 잃었네
온전한 바람은 내겐 없어라
잃어버린 봄날은 끝내 타버려
까맣게 타버린 그대의 노래가
파도처럼 밀려와 두 눈이 아파요
목마른 내 사랑아
오 잊어줘요
난 이렇게 변변치 못해요
슬픈 노래는 여기서 끝내요
사랑이야 이 빌어먹을게 사랑이야
사랑이야 닳고 닳은 내 마음이야
사랑이야 앓고 앓은 내 흔적이야
사랑이야 꺼져가는 촛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