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두 개를 겨우 잡았던 아이의 손은
이제 세 손가락만으로 엄마 손을 채우네
소녀의 씨앗은 소녀보다 키 큰 나무가 됐지만
철없이 푸르른 나무는 늘 미안한 마음 뿐
늘 햇살처럼 따뜻한 그대여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그대여
사랑한다는 말로 부족한 그대여
숨소리만으로 날 행복하게 하네
잎은 여전히 푸르지만 나무는 나이가 들어
기댈 수 있었던 가지는 야위어 눈가가 젖네
늘 달빛처럼 아늑한 그대여
가장 늦게 하루를 마치는 그대여
미안하다는 말로 갚을 수 없는 삶이여
그대는 숨소리만으로도 날 행복하게 해
엄마
엄마
엄마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