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태양처럼 식힐 수가 없었던
밤새 뒤척이던 불면의 날들
하루 온종일 거리를 걷고 또 걸어봐도
잠재울 수 없던 내 안의 태풍
이세상은 토할 듯한 노래들로 가득 차
나는 귀를 막고 걸어야 했어
잠 못드는 밤이면 훔친 자전거를 끌고
잠든 너의 집 앞을 늦도록 서성거렸어
끝도 없이 달리고만 싶었어
이 가슴이 터져 버릴 때까지
망설임도 없이 벼랑으로 내달리는 들소떼처럼
술에 취한 어느 새벽 아무 경고도 없이
나는 빈 병처럼 텅 비워지고
사나웠던 바람 휩쓸고 간 그 폐허 사이로
힘없이 발을 끌던 나는 무너지듯 주저 앉고
내 모든 걸 불태우고 싶었어
하얀 재가 되어 버릴 때까지
하지만 이젠 주인을 잃은 붉게 녹슨 불발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