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부타령 (2) - 김옥심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사랑 사랑이라니 사랑이란 것이 무엇이냐
하늘같이 높은 사랑 하해 (河海)와 같이두 깊은 사랑
칠년 대한 (大旱) 가문 날에 빗발 같이도 반긴 사랑
구년지수 긴 장마에 햇빛과 같이도 반긴 사랑
당명황에는 양귀비요 이몽룡에는 춘향인데
일년 열두달 삼백 육십일에 하루만 못봐도 못살겠네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간주중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지리하구나 님 이별은 생각사로다 목이 메누나
잠을 이루면 잊을까 해도 몽중 (夢中) 속에도 임의 생각
그대를 잊으려고요 벽을 안고서 누웠더니
그 벽이 황몽이 되어 님의 얼굴만 비치누나
배 지나간 바닷가에는 파도와 물결만 남아 있고
배 지나간 바다위에는 검은 연기만 남았는데
그대가 떠나가신 내 가슴에는 그 무엇을 남겼나요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간주중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귀 (貴)치 않은 이내 몸이 사자 사자 헤메어도
세파에 부대끼어 남은 것은 한 (恨)뿐이라
만고풍상 (萬古風霜) 비바람에 시달리고 시달리어
노류장화 (路柳墻花)의 몸이 되니 차라리 다 떨치고
산중으로 들어가서 세상 번뇌를 잊어볼까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 좋네 인생 백년이 꿈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