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아가씨 - 양진수
사십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
울지 말고 속 시원히 말 좀 하세요
피난살이 처량스레 동정하는 판자집에
경상도 아가씨가 애처러워 묻는구나
그래도 대답없이 슬피우는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간주중
고향 길이 틀 때까지 국제시장 거리에
담배 장수 하더래도 살아보세요
정이 들면 부산항도 내가 살던 정든 산천
경상도 아가씨가 두 손목을 잡는구나
그래도 눈물만이 흘러젖는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간주중
영도 다리 난간 위에 조각달이 뜨거든
안타까운 고향 얘기 들려주세요
복사꽃이 피던 날밤 옷소매를 끌어잡던
경상도 아가씨가 그 순정이 그립구나
그래도 뼈에 맺힌 내 고향은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