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하는 아가씨 (시인: 워즈워드)

유강진
앨범 :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22
♣ 추수하는 아가씨    
    -워즈워드
보게나, 저 밭에서 홀로
곡식 거두며 제 흥에 겨워 노래 부르는
저 외로운 하일랜드 아가씨를.
잠시 여기 서 있거나 조용히 지나가게.
홀로이삭 자르고 다발 묶으며
애잔한 노래 부르는 아가씨.
오. 들어 보게나, 깊고 깊은 골짜기에
넘쳐 흐르는 저 노랫소리.
아라비아 사막, 어떤 그늘진 쉼터에서
지친 나그네 무리에게
잘 오셨다 노래 부른 나이팅게일 새가
이보다 더 고운 노래 불렀을까 ?
아주 멀리 헤브리디즈 섬들이 모여 있는 곳
그 바다의 적막을 깨치는
봄날 뻐꾹새 노래가 이 목소리마냥
가슴 죄게 했을까 ?
이 아가씨 노래에 담긴 이야기 들려줄 이 있을까 ?
아마도 오래 전 먼 곳의 슬픈 이야기
옛날 옛날의 싸움 이야기를
이 서러운 곡조가 담고 있을까 ?
아니면 오늘날의 사연이 깃들인
좀 더 소박한 노래.
지금까지 있어 온, 앞으로도 있을
일상의 슬픔, 여윔, 괴로움에 대한 노래일까 ?
담긴 이야기야 어떻든, 아가씨는 노래 불렀지.
끝이 없을 듯 오래 오래.
그 여자가 일하며 노래 부르며
허리 굽혀 낫을 쓰는 것을 보았지.
귀 기울였지. 꼼짝 않고 서서.
내가 언덕에 오를 때,
이미 들리지 않은지 오래건만
그 노래 마음에 들리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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