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시인: 이해인)

장유진
앨범 :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4 (...
♠ 마 리 아 ♠
투명한 가을하늘
마리아를 부르면
해 뜨는 마음
가난해서 뜨거운
우리네 소망의 촛대 위에
불을 켜는 어머니
쉬임 없이 타오르는
주홍빛 불길
두 손에 가득 받아
언 마음을 녹인다
깊은 산골짜기
산나리 향기 먹고 담담히
흘러가는 물 같은 여인의 사랑
맑은 물 가슴에 차서
쓰디쓴 목마름을
씻어 없앤다
가을꽃 피어나는 가만한
숨소리로 숨어오는 마리아
너의 이름 부르면
길이 열린다
거미줄로 얽힌 죄 많음을
후련히 쏟아버린
따스한 눈물
가난한 우리네가
펄럭이는 촛불 되어
돌아오는 길 해를 안은
마리아와 영원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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